피지컬 AI와 에이전트 AI, 디지털자산이 빠르게 현실화하는 가운데 과학기술의 변화와 법제도의 대응을 통찰한 신간이 출간됐다.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송문호 교수가 신간 『과학이 법을 움직일 때』를 펴냈다. 이 책은 인공지능과 디지털자산 시장의 급속한 확산 속에서 과학기술 발전이 법과 사회제도에 던지는 근본적 질문을 다룬다.
송 교수는 책에서 생산성 혁명과 시민계급의 형성, 진화론, 인터넷 혁명 등 과학기술의 발전이 법의 진화를 요구해 왔음을 짚는다. 특히 물리적 노동의 혁명을 넘어 지식 혁명으로 불리는 AI 시대에는 기술 변화의 속도와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사회제도의 마지막 보루인 법은 항상 느리고 신중하다”며 “이미 창과 방패를 겸비한 AI·디지털자산 시장이 작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법의 확실성만을 기다리는 것은 너무 늦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됐다. 1·2부에는 송 교수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로스쿨타임즈’ 창간부터 필진으로 참여하며 쓴 오피니언 칼럼을 담았다. 3부에는 2021년부터 한국연구재단과 수행 중인 가상재화와 파생 문제 관련법 연구 등 첨단 과학기술과 법제도를 주제로 한 연구논문을 수록했다.
파편적으로 발표된 글과 연구 성과를 한데 엮어 AI와 디지털자산을 둘러싼 법적·사회적 쟁점을 일반 독자도 함께 고민할 수 있도록 풀어낸 점이 특징이다.
송 교수는 서문에서 “성과와 점수, 기능 만능주의의 측면에서는 AI를 비롯한 첨단 과학기술이 우리를 계속 앞서갈 것”이라면서도 “인간에게는 직관과 통찰, 공공선의 감정에 바탕을 둔 지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술을 어떻게 선의의 공공재로 활용할 것인지 고민하는 지성인으로서 빛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추천사도 기술 발전을 사회적 선으로 이끌기 위한 법과 교육의 역할에 주목했다. 홍대식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은 “판례와 조문만으로는 현재 AI와 디지털자산 시장질서를 설명하기 어렵다”며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함께 묻자고 청하는 책”이라고 평했다.
안호영 국회의원은 “변화는 이미 와 있지만 이를 담아낼 법의 그릇은 아직 만들어지고 있다”며 “이 책은 그 그릇을 어떻게 빚을지 어렵지 않은 언어로 고민한 기록”이라고 했다.
천호성 전북특별자치도교육감도 “낯설고 어려운 주제를 일반 독자의 눈높이로 풀어냈다”며 기술을 만드는 일과 선하게 활용하는 일을 함께 가르치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