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서울대 공동연구팀,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새 병리기전 규명
전북대학교 한창엽 교수(약학대학) 연구팀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보라매병원 김원 교수 공동연구팀이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의 새로운 병리기전을 규명했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MASLD)은 가장 흔한 만성 간질환으로, 비만 인구 증가와 함께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치료 가능한 약물 옵션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질환의 발생 및 진행 원리를 이해하고 새로운 치료 전략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질환명에서도 알 수 있듯 비만과 당뇨병 등 대사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나, 이들 질환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구체적인 분자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만성 간질환 및 대사질환에서 흔히 관찰되는 조직 내 철(iron) 축적 현상에 주목하였다. 기존 임상 연구들에서 철 축적과 질환 간의 상관성은 보고되었지만, 세포 및 조직 특이적인 철 조절 이상이 실제 질환의 병리과정에 어떻게 관여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연구 결과,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환자의 간세포 내 철 축적이 증가되어 있었으며, 이는 철 수송체 단백질인 페로포틴(ferroportin, FPN)의 발현 감소와 연관되어 있음을 발견하였다. 또한 간세포 특이적 페로포틴 결손 마우스와 고지방 식이 모델을 이용한 연구를 통해, 간세포 내 철 축적이 체중 증가와 인슐린 저항성 및 당뇨 유발에 직접적으로 기여함을 입증하였다.
특히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이 간에서 분비되어 다른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내분비 인자인 헤파토카인(hepatokine)에 의해 매개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하였다. 간세포에 축적된 철은 Fetuin-A와 LECT2의 발현을 증가시키고, 이들 헤파토카인이 지방조직과 골격근에서 인슐린 저항성과 대사이상을 유도함을 새롭게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질병 기전 및 중개의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IF 13.6, JCR 상위 2.3%)에 최근 게재됐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전북대 약대 조혜진 박사과정생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간세포 내 철 대사 이상이 지방간 환자의 전신 대사이상에 중요하게 연관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며 “오랜 연구 기간 동안 어려움이 있었지만 좋은 성과로 이어져 기쁘다”고 말했다.
또한 한창엽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방간 질환과 대사이상이 서로 연결되는 기전을 철 대사와 헤파토카인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설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MASLD 및 대사질환 치료를 위한 새로운 표적 발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전북대 약대를 중심으로 여러 국내외 공동연구진이 함께 수행하였으며,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사업, 핵심연구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