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ACC 사운드 랩 쇼케이스’는 올해 사운드 랩이 진행한 연구 과정을 비롯해 그 결실로 제작한 신작 2편을 함께 공개하는 자리다. ‘ACC 사운드 랩’은 ACC의 융복합 콘텐츠 연구개발 사업 중 하나로, 소리를 매체로 한 예술 연구와 콘텐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3년부터 4년 동안 이어온 ‘듣기의 미래’ 프로젝트는 ‘우리는 어떻게 들어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듣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듣기 행위 자체를 탐구한다. 해마다 하나의 환경을 정해 같은 질문을 다시 던지는 방식으로, 지난 2023년 ‘도시’, 2024년 ‘장소’, 지난해 ‘몸’에 이어 올해는 ‘기계’를 다룬다.
특히 올해 사운드 랩 연구는 듣는 주체를 인간에서 기계로 옮겨 놓았다. 소리를 받아들이고 기록하고 반응하는 장치가 늘어나면서 기계는 도구를 넘어 우리가 듣고 말하는 환경의 일부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운드 랩은 ‘듣는 주체는 누구인가’, ‘기계의 처리와 인간의 듣기는 어떻게 다른가’, ‘기계는 도구인가 아니면 우리의 청취 습관을 바꾸는 환경인가’라는 세 가지 질문을 연구의 축으로 삼았다.
5명의 사운드 작가들로 구성된 랩 참여 연구자들(김대희, 김예지, 이강일, 정혜원, 한진협)은 문헌 조사와 워크숍, 국내외 소리채집(필드레코딩)을 함께 진행하며 한 해 주제를 연구해 왔다. 올해는 기계가 내는 소리와 기계가 소리를 받아들이는 방식을 현장에서 기록했고, 그 과정에서 나온 질문을 작품으로 옮겼다.
신작 ‘모서리 없는 것이 모서리로 접힌다’는 기계가 세계를 소리와 영상으로 바꾸어 받아들이는 과정을 다룬다. ACC 곳곳에 놓인 다섯 개의 누에고치 모양 설치물이 모은 주변의 모습과 소리를 입체음향실에서 펼쳐 놓는다. 또 다른 신작 ‘12,080Hz’는 마이크와 스피커가 마주 설 때 생기는 피드백을 다룬다. 두 기계가 서로의 소리만 주고받는 사이에 사람이 끼어들면 소리는 끊긴다. 기계의 소리를 소음으로 여겨 온 인간이 거꾸로 소음이 되는 순간이다.
또한 아카이브 존에서는 사운드 랩이 지나온 4년의 기록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워크숍 현장의 이미지, 필드레코딩을 진행한 연구 현장의 사진, 그동안 발표한 작품 기록, 연도별 연구도록을 정리해 선보인다.
이외에도 이번 쇼케이스에서는 작품이 발표되는 ACC 입체음향 스튜디오도 함께 개방한다. ACC 입체음향 스튜디오는 총 64개의 스피커를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예술가를 위한 입체음향 작업공간으로, 평소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지만 이번에는 관람객이 직접 들어가 입체음향의 소리를 경험할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로 자세한 내용은 ACC 누리집(www.ac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ACC 사운드 랩은 소리예술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국내 유일의 연구 플랫폼”이라면서 “기계가 듣고 반응하는 시대에 인간의 듣기는 어떻게 달라지는지, 이번 쇼케이스를 통해 생각해 보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