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의과대학 이세현 학생(본과 1학년)이 대한의료정보학회(KOSMI)가 주최한 2026년 춘계학술대회에서 우수연제상을 수상했다. 이 학생은 2024년 이후 의료정보학·의료인공지능 분야 주요 학술대회에서 모두 다섯 차례 수상하는 이례적인 성과를 거뒀다.
대한의료정보학회는 국내 의료정보학 분야를 대표하는 학술단체로, 춘계·추계 학술대회는 의료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주요 무대다. 임상 실습을 시작하기 전인 본과 1학년 학생이 전국 단위 학술대회에서 연이어 수상하는 사례는 국내 의학계에서도 드문 일로 평가된다.
이번 수상 연구는 희귀암인 연부조직육종(Soft-tissue Sarcoma)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전 촬영한 FDG-PET과 MRI 영상만으로 폐 전이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제안한 것이다. 연구는 전북대학교병원 정형외과 문영재 교수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현호 교수의 지도로 수행됐다.
연부조직육종은 폐 전이 여부가 환자의 예후를 크게 좌우하는 질환이다. 폐 전이가 발생하면 5년 생존율이 90%대에서 약 25%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지만, 수술 전 영상만으로 전이 위험이 높은 환자를 객관적으로 가려낼 수 있는 도구는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연구팀은 의료영상을 학습한 대규모 인공지능인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을 활용해 FDG-PET과 MRI 영상을 통합 분석했다. 분석 결과, PET 영상이 포착하는 종양의 대사 신호가 폐 전이 위험 예측을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인공지능 모델이 주목한 부위 역시 종양의 대사 활성 영역과 일치하는 점을 확인했다.
이는 인공지능이 단순히 위험도 수치를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판단 근거를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과 연결해 설명할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적은 규모의 데이터에서도 통계적 검증을 통과했고, 모델이 분류한 고위험군과 저위험군 사이의 실제 생존 차이는 약 18배로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향후 의료진이 신뢰할 수 있는 예후 예측 도구로 발전시켜, 수술 전 환자별 위험도를 평가하고 적절한 치료 개입을 결정하는 데 활용한다는 목표다. 전북대병원 환자 코호트를 활용한 외부검증과 병리·오믹스 데이터를 결합한 후속 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세현 학생은 “부족한 저를 믿고 이끌어주신 문영재 교수님과 김현호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의료진이 신뢰하고 진료 현장에서 환자의 예후를 바꿀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의사과학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문영재 교수는 “학부생이 다기관 영상 데이터를 다루는 멀티모달 인공지능 연구를 주도적으로 완성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연부조직육종은 폐 전이 여부가 예후를 좌우하지만, 수술 전 위험을 가늠하기 어려운 암인 만큼 이번 연구가 향후 환자의 예후 예측과 치료 결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호 교수도 “영상 인공지능이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성능뿐 아니라 판단 근거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연구는 설명 가능한 의료AI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세현 학생은 학부 과정에서부터 신경·소아 영상 인공지능 분야 연구를 지속해 왔으며, 제1저자 SCI 논문을 잇따라 게재했다. 올해에는 의공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Annals of Biomedical Engineering』 등에 연구 성과를 발표하며 의료AI 연구자로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