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덜 쓰는 메모리, ‘얇게 쌓는’ 기술에 주목” GIST, 차세대 자성 제어 기술의 가능성 짚어 – 신소재공학과 이상한 교수팀, 전류 대신 전압으로 자성 제어하는 ‘멀티페로익 이종접합’ 연구 동향 종합… 산화물부터 2차원 물질까지 분석 – 대면적 제작·실온 안정성·계면 품질 등 실제 소자 구현 과제 제시 – 국제학술지《Advanced Science》 게재 ▲ (왼쪽부터) GIST 신소재공학과 이상한 교수, 이동현 석박사통합과정생, 양지웅 박사 후연구원, 오인혁 박사과정생 광주과학기술원(GIST·지스트, 총장 임기철)은 신소재공학과 이상한 교수 연구팀이 자석의 방향을 바꾸는 데 많은 전류를 사용하는 대신, 전기장으로 자성을 제어해 전력 소모를 줄이는 기술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실제 소자 구현을 위한 핵심 과 제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 산화물의 한계를 보완할 대안으로 종이처럼 얇은 2차원 물질에 주목해, 서로 다른 물질을 자유롭게 조합하고 쌓는 순서와 각도까지 조절할 수 있는 장점 과 활용 가능성을 정리했다.
컴퓨터의 정보를 저장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아주 작은 자석이 서로 반대 방향 을 향하는 두 상태를 ‘0’과 ‘1’로 구분해 정보를 기록하는 것이다. 하드디스크와 자 기메모리 등이 이러한 원리를 이용한다.
자석을 이용하면 전원이 꺼진 뒤에도 정보를 유지할 수 있지만, 저장된 정보를 바 꾸려면 자석의 방향도 바꿔야 한다. 특히 자기메모리에서는 자석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많은 전류를 흘리는(전류를 사용하는) 방식이 활용되는데, 이 과정에서 열이 발생해 에너지가 소모되는 한계가 있다.
이에 많은 전류를 흘리는 대신 전압을 이용해 자석의 상태를 바꾸는 기술이 저전 력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도관에 비유하면 전압은 물을 밀어내는 ‘수압’, 전류는 그 압력에 따라 실제로 흐 르는 ‘물의 양’과 같다. 많은 전류가 흐를수록 열로 인한 에너지 손실이 커지는 만 큼, 전압을 이용해 자성을 제어하면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전압에 잘 반응하는 성질과 강한 자성을 하나의 물질에서 동시에 구현하기 는 쉽지 않다. 이에 연구자들은 전압에 반응하는 물질과 자성을 띠는 물질을 각각 만든 뒤 서로 맞붙이는 ‘멀티페로익(multiferroic)*’ 이종접합에 주목해 왔다.
전압을 가하면 한쪽 물질의 전하 배치가 달라지거나 미세한 변형이 일어나고, 이러 한 변화가 맞닿은 자성층에 전달되면서 자석이 향하는 방향 등에 영향을 주는 원 리다.
* 멀티페로익(multiferroic): 강유전성과 자성이 한 물질 안에 공존하거나, 서로 다른 소재를 결합 한 구조에서 두 성질을 함께 이용하는 시스템이다. 두 성질 사이의 자기전기 결합을 이용하면 전 압만으로 자성을 제어할 수 있어 저전력 소자용 소재로 주목받는다.
최근에는 이러한 멀티페로익 이종접합을 종이처럼 얇은 2차원 물질을 층층이 쌓은 ‘반데르발스(van der Waals) 이종접합’으로 구현하는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기존 산화물 기반 이종접합은 블록의 크기나 모양이 다르면 잘 끼워지지 않듯, 서 로 다른 물질을 쌓을 때 원자 배열이 서로 맞지 않으면 구조적 변형이나 결함이 생길 수 있다.
반면 2차원 물질은 층과 층 사이가 비교적 약한 힘으로 결합한다. 덕분에 서로 다 른 물질도 원자층 단위로 차곡차곡 쌓을 수 있어, 다양한 특성을 가진 물질을 조합 하고 원자 수준의 정밀한 경계면을 만드는 데 유리하다.
또한 어떤 물질을 쌓느냐뿐 아니라 층을 겹치는 순서와 각도까지 조절할 수 있어, 두 물질 사이의 상호작용을 다양하게 설계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전압과 자성의 결합을 조절하는 다양한 구조와 전 자의 ‘스핀(spin)*’이라는 자기적 성질을 정보 저장과 처리에 활용하는 차세대 ‘스핀 트로닉스(spintronics)**’ 소자로의 확장 가능성을 함께 정리했다.
* 스핀(spin): 전자가 지닌 고유한 성질로, 전자를 아주 작은 자석처럼 행동하게 한다. **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 전자의 자기적 성질인 ‘스핀’을 이용해 정보를 저장·처리하는 기술이 다.
연구팀은 이러한 2차원 물질 기반 멀티페로익 이종접합을 실제 소자로 구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도 제시했다. ▲ 2차원 물질 기반 멀티페로익 이종접합의 자기·전기 결합 원리. (가운데) 서로 다
른 2차원 물질을 쌓은 이종접합에서 전기적 성질과 자성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모습을 나타낸다. (주변) 자석이 향하기 쉬운 방향을 바꾸는 ‘자기 이방성 제어’, 2 차원 물질을 비틀어 쌓는 ‘트위스트 구조’, 맞닿은 두 물질 사이의 전하 분포를 바 꾸는 ‘계면 전하 재분배’ 등 자기·전기 결합을 조절하는 주요 방식을 나타냈다.
우선 넓은 면적에서도 균일한 2차원 물질을 만들고, 실온에서도 자성과 전압에 대 한 반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작동 온도, 자기·전기 결합 정도, 에너지 소모 등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해 서 로 다른 연구 결과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특히 두 물질이 맞닿는 경계면의 품질이 중요하다. 2차원 물질은 원자 몇 층 수준 으로 매우 얇기 때문에 미세한 오염이나 결함만 생겨도 한쪽 물질의 변화가 자성 층으로 전달되는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오염을 최소화한 제작 공정과 보호 기술 등을 통해 깨끗하고 안정적인 경계면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시 했다.
이상한 교수는 “AI 시대에 늘어나는 컴퓨팅 에너지 소모를 줄이려면 정보를 저장하 고 처리하는 방식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며 “이번 리뷰 논문은 전압으로 자성을 제어하는 ‘멀티페로익’ 기술의 발전 흐름을 기존 산화물부터 2차원 물질까지 종합 하고, 저전력 메모리·로직 소자로 발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GIST 신소재공학과 이상한 교수가 지도하고 이동현 석박사통합과정생, 양지웅 박사 후연구원, 오인혁 박사과정생이 공동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 신부·한국연구재단(RS-2025-00563779)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nnoCORE 프로그램 (1.260007.01)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2026년 8월 21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논문 정보 ○ 논문명, 저자 정보 – 저널명: Advanced Science (IF=14.1, 2025년 기준) – 논문명: Van der Waals Heterostructures for Next-Generation Spintronics: Multiferroic-Mediated Magnetoelectric Properties – 저자 정보: 이동현(공동제1저자, GIST 신소재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생), 양지웅(공 동제1저자, GIST 신소재공학과 박사후연구원), 오인혁(공동제1저자, GIST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생), 이상한(교신저자, GIST 신소재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