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별 ‘EC 53’ 폭발 전후 변화를 세계 최초로 관측…초기 태양계 및 행성 형성 규명
-국내 연구진이 기획·주도한 국제공동연구…천문학적 난제 해결의 결정적 단서 제공
【관련 국정과제】 27. 기초연구 생태계 조성과 과학기술 인재 강국 실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배경훈, 이하 ‘과기정통부’)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홍원화, 이하 ‘연구재단’)은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상 10월 수상자로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이정은 교수를 선정하였다.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상은 최근 3년간 독창적인 연구 성과를 창출해 과학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한 연구자를 매월 1명 선정해 과기정통부 부총리상과 상금 1천만 원을 수여하는 상이다. 과기정통부는 2026년부터 우수과학자 포상의 영예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명칭을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상’으로 격상(시상명칭의 대한민국 브랜드화)하여 운영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와 연구재단은 UN이 정한 세계우주주간(10.4.~10.10.)을 맞아 원시별(아주 어린 별)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행성의 바탕이 되는 원시 재료(결정질 규산염)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멀리까지 이동하는지를 규명하여 별(항성)과 행성의 기원을 밝히는 데 이바지한 이정은 교수를 수상자로 선정하였다.
원시별은 두꺼운 외피 물질로 둘러싸여 있어 그 변화 과정을 관측하고 입증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또한, 원시별의 강착 폭발*로 인해 약 1000 K (730℃) 이상의 고온에서만 형성되는 ‘결정질 규산염’이 어떻게 태양계 외곽의 차가운 혜성에서도 발견되는지 그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 강착 폭발 : 원시별은 원반 주변의 물질을 끌어당기면서 성장하는데, 이 물질이 별로 들어가는 양이 항상 일정하지 않고 어떤 때에는 갑자기 크게 증가하며 별 주변이 훨씬 밝아지고 뜨거워짐
이정은 교수는 1.5년 주기로 밝기가 변하는 원시별 ‘EC 53’의 특성을 포착하고, 천체를 한 번 관측하는 기존 방식 대신 폭발 전후 변화를 각각 관측하는 ‘시간 영역 기반 분광 관측’ 방식을 도입하여 문제의 실마리를 풀었다. 이정은 교수는 NASA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 관측을 통하여 질량 유입이 급증하는 ‘간헐적 강착 폭발’ 시기에만 결정질 규산염이 새롭게 형성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직접 관측하였다.
* JWST(James Webb Space Telescope) : NASA-유럽우주국-캐나다우주국이 공동 개발한 역사상 가장 크고 강력한 우주망원경으로, 적외선으로 먼지와 얼음 성분 및 뜨거운 기체를 자세히 관측
또한, JWST와 ALMA* 전파망원경 관측 데이터를 결합․분석하여 고온에서 형성된 결정이 자기유체역학 기반의 ‘원반 바람’을 타고 차가운 혜성 형성 영역까지 운반되는 이동 메커니즘도 규명하였다.
* ALMA(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 :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해발 5,000m)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지상 전파망원경으로, 차가운 기체 속에 있는 여러 물질과 그 움직임을 관측
이는 약 46억 년 전 초기 태양계에서도 유사한 과정이 일어났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지구를 포함한 행성의 구성 물질에 대한 기원과 변화 과정을 이해하는 결정적 단서를 제공하였다. 해당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2026년 1월 게재됐으며, NASA 공식 보도를 통해 전 세계에 소개되었다.
이번 국제공동연구를 기획·주도한 이정은 교수는 별과 행성 형성, 성간물질 등 천문학 분야의 권위자로, JWST 심사위원 활동 등을 통해 세계적 학술 리더십을 보여주며 대한민국 기초과학의 연구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이정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연구진이 주도한 국제 연구로, 천문학계의 오랜 난제였던 초기 태양계 물질 변화의 전모를 밝혔다는데 의미가 깊다”라며, “앞으로도 별과 행성, 나아가 생명의 재료가 우주에서 어떻게 탄생하고 연결되는지를 지속해서 연구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과학기술인들이 창의적인 사고와 미래지향적인 도전을 통해 인류의 삶을 혁신할 원천기술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연구 생태계를 조성하고, 우수한 성과를 내는 연구자에 대한 보상과 예우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 참고1 | ’26년 10월 수상자(이정은 교수) 주요 연구성과 설명 |
< 별이 자라는 폭발 속에서 행성의 재료가 만들어지고 이동하는 과정을 밝히다>
| ㅇ 별의 폭발이 행성 재료를 바꾸는 순간을 직접 관측 별은 태어날 때 주변의 물질을 일정하게 받아들이며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때때로 많은 물질을 한꺼번에 받아들이면서 갑자기 밝아지는 ‘폭발’을 겪는다. 연구진은 약 1.5년을 주기로 밝기가 변하는 어린 별 EC 53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 폭발 전(파란색 스펙트럼)과 폭발 중(빨간색 스펙트럼)에 각각 관측하였다. 그 결과 평상시에는 보이지 않던 결정질 규산염이 폭발 시기에 새롭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별의 폭발로 원반 안쪽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원래 불규칙한 구조를 갖고 있던 먼지가 규칙적인 결정 구조로 바뀌는 과정을 직접 보여준 것이다. 기존에는 이러한 과정이 이론적으로 예상되어 왔지만, 별이 만들어지는 초기 단계에서 같은 천체의 변화 전후를 비교해 직접 확인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
| ㅇ 뜨거운 곳에서 만들어진 물질이 차가운 혜성 영역까지 이동하는 길 제시 태양계의 혜성에서는 매우 높은 온도에서 만들어지는 결정질 규산염이 발견된다. 그러나 혜성은 태양에서 멀리 떨어진 차가운 곳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 물질이 어디에서 만들어져 어떻게 바깥쪽까지 이동했는지는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문제였다. 이번 연구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과 ALMA 전파망원경의 관측을 함께 분석하여, 원반 안쪽에서 만들어진 결정질 물질이 원반에서 바깥으로 불어 나가는 바람을 타고 차가운 영역으로 이동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결정은 어디에서 만들어지는가’와 ‘왜 혜성과 같은 차가운 천체에 존재하는가’라는 두 문제를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하였다. 이 결과는 약 46억 년 전 우리 태양계에서도 비슷한 과정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보여주며, 지구와 행성을 만든 물질이 어떤 변화를 거쳐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
| 참고2 | ’26년 10월 수상자(이정은 교수) 이력 |
| 인적사항 | ||
| o 성명 : 이정은 o 생년 : 1972년 o 소속 :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o 전화 : 02-880-6623 o 이메일 : lee.jeongeun@snu.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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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학력 | ||
| o 2000.08. ~ 2005.08. |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 천문학 박사 | |
| o 1995.03. ~ 1998.08. | 서울대학교 천문학 석사 | |
| o 1991.03. ~ 1995.02. | 서울대학교 지구과학교육 학사 | |
| 주요 경력 | ||
| o 2022.09. ~ 현재 |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 | |
| o 2024.03. ~ 2026.02. | 한국천문학회 부회장 | |
| o 2011.03. ~ 2022.08. | 경희대학교 조/부/정교수 | |
| o 2013.08. ~ 2014.07. | 텍사스대학교 방문교수 | |
| o 2007.09. ~ 2011.02. | 세종대학교 조교수 | |
| o 2005.08. ~ 2007.08. | 미국 항공우주국(NASA) 허블 펠로우(박사후 연구원) | |
| 전문 분야 | ||
| o 별과 행성 형성, 성간물질, 천문화학, 전파천문학, 적외선 천문학 | ||
| 연구자 역량(생애) | ||
| o H-Index: 36, SCI 논문수: 155편, 피인용수: 4,066회, 상위 10% 저널 논문 게재 비중: 16.6% o 연도별 출판 논문의 CNCI(최근 10년) 20162017201820192020202120222023202420251.901.171.361.511.251.171.551.761.321.31 2016 2017 2018 2019 2020 2021 2022 2023 2024 2025 1.90 1.17 1.36 1.51 1.25 1.17 1.55 1.76 1.32 1.31 ※ CNCI(Category Normalized Citation Impact): 각 논문이 속한 연구분야의 평균 인용횟수(논문 출판연도~현재)로 논문의 인용 횟수(논문 출판연도~현재)를 나눈 값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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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 2017 | 2018 | 2019 | 2020 | 2021 | 2022 | 2023 | 2024 | 2025 |
| 1.90 | 1.17 | 1.36 | 1.51 | 1.25 | 1.17 | 1.55 | 1.76 | 1.32 | 1.31 |
| 인류가 별과 행성의 탄생을 관찰해 온 우주 탐사의 역사가 이제 물질의 근원적 진화를 추적하는 깊이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중심에서 이정은 교수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과 세계 최대의 전파망원경인 ALMA 관측을 결합해, 어린 별의 강착 폭발 시 ‘결정질 규산염’이 형성되는 순간을 최초로 관측했습니다. 나아가 이 고온의 결정이 원반 바람을 타고 차가운 혜성 형성 영역까지 이동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며, 천문학계의 오랜 난제였던 초기 태양계 물질 진화의 전모를 밝혔습니다. 이정은 교수에게 ‘연구란 하나의 답을 구하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다음 질문을 추적하는 즐거움’입니다. 세계 각국 연구진과의 협업을 이끌며 대한민국 기초과학의 새 지평을 열어가고 있는 이정은 교수를 세계 우주주간(10.4.~10.10.)에 만났습니다. 약 1,000 K의 고온에서부터 혜성의 극저온 영역까지 이어지는 빛과 물질 너머를 탐구하는 그의 연구이야기를 소개합니다. o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먼저 독자분들에게 수상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뜻깊은 상을 받게 되어 매우 기쁘고 감사합니다. 수상 소식을 접하고 가장 먼저 떠오른 이들은 현장에서 함께 고민하고 연구해 온 학생들과 동료들입니다. 이번 성과는 어린별의 밝기 변화를 관측하고 그 원인을 오랫동안 탐구해 온 연구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과 같은 새로운 관측 기회를 만나 결실을 본 결과입니다. 특히 국내 연구진이 연구를 직접 기획하고 글로벌 연구자들과 협력해 중요한 질문에 답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이번 수상을 개인적인 성취가 아닌 저와 함께 연구해 온 분들에게 주어진 격려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별과 행성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그 과정에서 물질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밝히는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겠습니다. o 최근에는 어떤 연구와 활동에 집중하고 계신 지, 교수님의 근황도 전해주세요. – 최근에는 별이 태어나고 행성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물질이 어떻게 진화하는 지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어린별은 주변의 물질을 받아들이며 성장하는데, 그 과정이 항상 일정한 것이 아니라 때때로 갑자기 많은 물질이 들어가면서 밝아집니다. 저는 이러한 변화가 주변의 먼지와 얼음, 그리고 여러 분자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는 먼지와 얼음을, ALMA 전파망원경으로는 여러 종류의 기체 분자의 함량과 움직임을 관측합니다. 또 SPHEREx라는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우리은하 전체에 우주 얼음이 어떻게 분포하는지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결국에는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태양과 지구, 그리고 생명의 재료가 우주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를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o 교수님의 연구는 ‘별과 행성 형성 과정에서 물질의 물리·화학적 진화를 이해한다’라는 일관된 연구 비전 아래 체계적으로 확장됐습니다. 천문학, 그중에서도 별과 행성의 탄생 과정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 제가 천문학에 관심을 갖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나는 어디서 왔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천문학을 공부하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행성이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지고,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지는 과정이 결국 태양과 같은 별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별과 행성의 탄생 과정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기체와 먼지가 어떻게 움직이고 별과 원반을 만드는지와 같은 물질의 동적인 움직임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연구를 계속하면서 이러한 움직임이 단순히 구조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물질을 가열하고 섞고 이동시키면서 생명의 재료가 되는 분자들의 형성과 변화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별과 행성이 만들어지는 물리적인 과정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변화를 따로 볼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지금은 이 두 과정을 함께 연결해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o 혜성과 같은 차가운 외곽 천체에서 1,000 K 이상의 고온에서 형성되는 ‘결정질 규산염’이 발견되는 현상은 천문학계의 오랜 난제였습니다. 기존 연구들은 왜 이 문제의 원인을 밝혀내기 어려웠나요? – 문제의 핵심은 아주 간단합니다. 결정질 규산염은 매우 뜨거운 곳에서 만들어져야 하는데, 혜성은 태양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차가운 곳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뜨거운 곳에서 만들어진 물질이 어떻게 그렇게 먼 곳까지 갔는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더 어려운 점은 이러한 일이 태양계가 만들어지던 약 46억 년 전에 일어났기 때문에 그 과정을 직접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태어나고 있는 다른 별들을 관측해 과거의 태양계를 추측합니다. 그런데 아주 어린 별은 두꺼운 먼지와 가스에 둘러싸여 있어 내부를 관측하기도 어렵습니다. 기존에는 주로 한 시점의 관측이나 이론 계산을 통해 이 과정을 추정해야 했기 때문에, 결정이 실제로 만들어지는 순간과 이동하는 모습을 함께 확인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o 이번 연구에서는 약 1.5년 주기로 밝기가 변하는 원시별 ‘EC 53’를 주목하셨습니다. 수많은 천체 가운데 EC 53을 연구 대상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EC 53의 가장 큰 장점은 약 1.5년을 주기로 밝아졌다가 어두워지는 변화가 매우 규칙적으로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어린별은 주변의 원반에 있는 물질을 끌어당기면서 성장합니다. 그런데 이 물질이 별로 들어가는 양이 항상 일정하지 않고, 어떤 때에는 갑자기 크게 증가합니다. 이때 별 주변이 훨씬 밝아지고 뜨거워지는데, 이것을 연구에서는 ‘강착 폭발’이라고 부릅니다. EC 53은 이러한 폭발이 언제 일어날지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폭발하기 전과 폭발한 뒤를 같은 망원경으로 계획적으로 관측할 수 있습니다. 자연이 반복해서 실험을 해주는 셈입니다. 그래서 폭발이 먼지와 얼음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연구하기에 매우 좋은 천체라고 생각했습니다. o 말씀처럼 이번 연구는 EC 53을 한 번 관측한 것이 아니라 폭발 전과 폭발 중에 각각 관측해 변화를 비교한 점이 흥미롭습니다. 이러한 ‘시간 영역 기반 분광 관측’이라는 연구방법과 기존 관측 방식과의 차이가 궁금합니다. – 보통 천문학에서는 아주 멀리 있는 천체를 한 번 관측하고 그 모습을 분석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지금 보이는 모습이 원래부터 그랬던 것인지, 어떤 사건 때문에 변한 것인지를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저희는 EC 53이 반복적으로 밝아진다는 특성을 이용해 같은 별을 폭발하기 전과 폭발 중에 관측했습니다. 사람으로 비유하면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사진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사람의 건강할 때와 열이 났을 때를 비교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러면 어떤 변화가 그 사건 때문에 일어났는지를 훨씬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빛을 파장별로 나누어 관측하면 먼지의 종류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 덕분에 폭발로 온도가 올라가면서 새로운 결정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o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을 통해 폭발 시기에 규산염 결정(forsterite, enstatite)이 새롭게 형성되는 순간을 세계 최초로 직접 관측하셨습니다. 이 발견이 행성 형성 이론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요? – 이번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결정질 물질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 아니라 ‘결정질 물질이 만들어지는 변화’를 관측했다는 것입니다. 평상시에는 보이지 않던 결정질 규산염의 특징이 별이 밝아진 뒤 새롭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별의 폭발로 원반 안쪽이 뜨거워지면서 먼지의 구조가 실제로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동안 이론에서는 어린 별이 갑자기 밝아지는 현상이 행성을 만드는 물질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해 왔습니다. 이번 관측은 그것을 실제 우주에서 확인한 사례입니다. 따라서 행성의 재료는 처음 만들어진 상태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별이 성장하는 동안 반복되는 폭발에 의해 계속 가열되고 변화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는 지구와 행성의 재료가 언제, 어떤 환경에서 만들어졌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o JWST 관측과 전파망원경 ALMA 관측을 결합해 결정이 ‘어디에서 만들어지는가’ 를 밝히고, 나아가 만들어진 결정질 규산염이 원반 바람을 따라 차가운 외곽의 혜성 형성 영역까지 이동하는 과정까지 제시했습니다. – 결정질 규산염은 뜨거운 원반 안쪽에서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혜성은 훨씬 바깥쪽의 차가운 곳에서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다음 질문은 당연히 ‘안쪽에서 만들어진 물질이 어떻게 바깥으로 갈 수 있을까?’였습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과 ALMA 관측을 함께 살펴보면, 어린 별 주변의 원반에서는 물질 일부가 별로 들어가는 동시에 일부는 바깥으로 불려 나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저희 연구에서는 비교적 느린 바깥쪽 흐름이 빠른 중심 흐름을 감싸는 구조를 발견했고, 이것이 원반에서 불어 나오는 바람과 잘 맞는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뜨거운 원반에서 만들어진 작은 결정 알갱이가 이 바람에 실려 차가운 바깥쪽으로 이동할 수 있음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어디에서 만들어졌나’와 ‘왜 혜성에 들어 있나’를 하나의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o ‘어디서 만들어졌는가’와 ‘왜 외곽에 있는가’를 하나로 연결한 이 통합 모델은 초기 태양계의 모습을 이해하는 데 어떤 단서를 제공하나요? –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 46억 년 전 태양계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없습니다. 대신 지금 태어나고 있는 별들을 관측하면 과거의 태양이 어떤 과정을 겪었을지를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가 보여주는 중요한 가능성은 어린 태양도 성장하는 동안 여러 차례 크게 밝아졌을 수 있고, 그때 태양 가까운 곳에서 새로운 결정질 물질이 만들어졌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물질이 원반의 바람을 타고 멀리 이동했다면, 이후 혜성을 만드는 재료 속에 섞일 수 있습니다. 실제 혜성에서 발견되는 결정질 규산염을 이런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결국 지금 우리가 혜성에서 보는 작은 먼지 알갱이에는 태양계가 태어나던 시기의 격렬한 변화가 기록되어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o 관측 결과와 이론적 분석을 결합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 가장 어려운 점은 우리가 직접 볼 수 있는 것은 ‘빛’뿐인데, 그 빛에서 실제로 원반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거꾸로 찾아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특징이 새롭게 나타났다고 해서 바로 ‘새로운 결정이 만들어졌다’고 결론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온도가 얼마나 올라갔는지, 그 온도가 결정을 만들기에 충분한지, 먼지가 그곳에 얼마나 오래 머무르는지 등을 모두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관측 자료를 분석뿐만 아니라 먼지 광물, 원반의 온도 구조, 물질의 움직임을 계산해야 했습니다. 실제 관측과 여러 가지 이론 계산이 같은 결론을 가리키는지를 반복해서 확인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지만, 동시에 이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o 이번 연구는 교수님이 연구책임자(PI)로서 국제공동연구를 기획하고 주도했으며 연구결과는 Nature 게재와 NASA 공식 보도로 이어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산학·국제 협력의 시너지를 느꼈던 순간 등 기억에 남는 경험도 소개해 주세요. – 현대 천문학에서는 한 사람이 모든 것을 할 수 없습니다. 이번 연구도 관측을 설계하고 자료를 얻는 것부터 먼지의 성질을 분석하고 원반의 온도와 물질의 움직임을 계산하는 데까지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진 연구자들의 협력이 필요했습니다. 특히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과 ALMA처럼 전 세계 연구자들이 사용하는 시설은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치열한 경쟁을 거쳐 관측 시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제가 연구책임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각 연구자가 가진 전문성을 충분히 살리면서도 모두가 하나의 큰 과학적 질문을 함께 바라보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해석이 나왔을 때 토론하고 다시 자료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연구가 훨씬 단단해졌습니다. 그 결과가 Nature 논문과 NASA의 공식 소개로 이어졌다는 것도 기뻤지만, 무엇보다 우리 학생들과 국내 연구진이 이런 국제 연구의 중심에서 함께 연구했다는 점이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o 현재 JWST뿐 아니라 ALMA, SPHEREx 등 세 망원경을 이용한 관측 프로젝트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십니다. 일련의 연구를 통해 밝히고자 하는 우주의 비밀은 무엇인가요? – 세 망원경은 서로 다른 우주 물질의 성분을 봅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먼지와 얼음 성분, 그리고 뜨거운 기체를 아주 자세하게 볼 수 있고, ALMA는 높은 분해능으로 작은 원반의 차가운 먼지 성분뿐만 아니라, 차가운 기체 속에 있는 여러 분자와 그 물질이 움직이는 모습을 관측하는 데 뛰어납니다. SPHEREx는 하늘 전체를 관측하면서 우리은하에 얼음이 어디에 있고 어떤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큰 규모에서 조사합니다. 저는 이 세 가지를 연결하고 싶습니다. 별이 만들어지기 전 차가운 구름에서 얼음과 분자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어린 별의 원반으로 들어가며, 다시 가열되고 섞인 뒤 행성과 혜성의 재료가 됩니다. 그리고 그 재료 가운데 일부가 결국 지구와 같은 행성의 물과 유기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우리를 만든 물질의 생성은 우주 어디에서 시작되었고 어떤 여정을 거쳐 우리에게 왔는가’를 알고 싶습니다. o 최근 3년 동안 62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국제 대형 관측 프로젝트와 학술활동에도 활발하게 참여하셨습니다. 연구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 논문 수 자체를 목표로 연구하지는 않습니다. 한 연구에서 답을 구하면 새로운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곤 합니다. 저는 그다음 질문을 따라가는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어린별이 왜 밝아지는지를 연구했지만, 어린별이 밝아질 때 주변 물질도 함께 데워진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얼음 속에 갇혀 있던 분자들이 기체로 승화될 수 있고, 그 분자들을 관측하면 얼음이 어떤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었는지도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ALMA 관측 제안서로 구체화했습니다. 또 어린별이 밝아질 때 방출하는 에너지가 먼지의 결정 구조까지 바꿀 수 있을지, 그렇게 만들어진 물질이 이후 어디로 이동하는지도 궁금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각각 따로 보였던 연구들이 자연스럽게 서로 연결되었습니다. 또 제가 혼자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젊은 연구자들도 각자 새로운 아이디어로 연구를 발전시키기 때문에 저 역시 계속 배우게 됩니다. 좋은 관측 자료를 처음 열어볼 때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도 여전히 큽니다. 그런 호기심과 함께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받는 자극이 연구의 큰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o 더불어 연구실을 이끌고 후배 연구자를 양성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나 철학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 학생들에게 제가 가진 답을 가르치는 것보다 스스로 질문을 만들 수 있는 연구자로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지도교수가 방향을 많이 제시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이 ‘이것이 궁금하다’, ‘이 방법으로 확인해 보고 싶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학생들이 자신의 자료를 직접 보고, 스스로 해석하고, 제 의견과 다른 생각도 자유롭게 이야기하도록 하려고 합니다. 연구에서는 틀리는 것도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생각이 맞지 않았더라도 왜 틀렸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더 좋은 과학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제가 바라는 것은 제 연구를 그대로 이어가는 학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저와는 다른 새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독립적인 연구자를 키우는 것입니다. o JWST 심사위원(Review panel) 활동, 국제학회 조직위원, 해외 대학 방문교수 등 세계적인 학술 리더십을 보여주며 대한민국 기초과학 연구의 저변을 확대하고 글로벌 연구협력을 이끄셨습니다. – 천문학은 본질적으로 국제적인 학문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대형 망원경도 여러 나라가 함께 만들고 운영하고, 연구자들도 국경을 넘어 협력합니다. 국제 심사위원이나 학회 조직위원으로 활동하면 세계 연구자들이 지금 어떤 질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연구가 발전할지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저 개인에게도 큰 공부가 됩니다. 동시에 그런 자리에서 한국 연구자들이 좋은 연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기초과학이 국제적으로 성장하려면 단순히 해외의 좋은 연구에 참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중요한 질문을 먼저 제안하고 국제 공동연구를 이끄는 연구자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저 역시 학생들과 후배 연구자들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길을 넓히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습니다. o 오랜 연구생활 동안 연구자로서 어려운 순간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이를 극복한 방법, 그리고 그 경험이 연구자의 삶과 철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들려주세요. – 연구자로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두 어린아이의 엄마이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교수이고, 또 제 연구에 몰입하고 싶은 연구자라는 세 가지 역할을 모두 잘 해내고 싶었던 때였습니다. 당시에는 마치 세 개의 유리공으로 저글링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어느 하나도 소홀할 수 없었고, 균형을 조금만 놓쳐도 유리공이 바닥에 떨어져 깨질 것 같은 불안감이 컸습니다. 무엇보다 세 역할 모두 저에게 아주 중요했기 때문에 어느 하나를 내려놓을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것을 항상 완벽하게 해내는 것은 불가능함을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어떤 시기에는 가족에게 조금 더 집중하고, 어떤 때에는 학생과 연구에 더 많은 시간을 쓰면서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내려고 하기보다 가족과 동료, 학생들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지금은 젊은 연구자들에게도 한순간의 완벽한 균형을 만들려고 너무 자신을 몰아붙이기보다, 자신에게 중요한 것들을 긴 시간에 걸쳐 지켜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o 과학자로서 궁극적으로 풀고 싶은 연구 목표는 무엇인가요?. – ‘지금 우리를 이루고 있는 물질이 우주에서 어떤 역사를 거쳐 왔는가’를 알고 싶습니다. 별과 행성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차가운 우주 구름 속에 있던 먼지와 얼음, 여러 분자가 어린 별 주변으로 들어가고, 그곳에서 가열되고 섞이고 이동하면서 행성의 재료가 됩니다. 그 과정에서 물과 유기물처럼 생명과 관련된 물질도 함께 변합니다. 지금까지는 이 긴 과정의 한 부분씩 따로 연구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는 별이 태어나기 전의 구름에서 원시별과 원반을 거쳐 혜성과 행성으로 이어지는 물질의 역사를 하나의 연속된 과정으로 이해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 태양계가 얼마나 보편적인지, 그리고 생명을 만들 수 있는 재료가 우주에서 얼마나 흔한지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o 마지막으로 과학자와 공학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선배 과학자로서 조언과 격려를 전해주세요. – 과학자가 되기 위해 처음부터 특별한 재능이나 아주 거창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쉽게 지나치지 않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은 이미 답이 정해진 지식처럼 보이지만, 실제 과학의 세계에는 아직 모르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무엇을 모르는지 깨닫는 순간이 새로운 연구가 시작되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연구를 하면서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를 만날 때 가장 큰 흥미를 느낍니다. 또 과학에서는 실패하거나 틀리는 것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틀렸다는 것을 알아내는 것 역시 새로운 것을 배우는 과정일 뿐 아니라, 또 다른 질문을 만들어내는 출발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정말 궁금해하는 질문을 찾고, 동료들과 함께 그 답을 찾아가는 즐거움을 경험해 보기를 바랍니다. 과학자가 아니더라도 이런 태도는 세상을 이해하고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
| 참고3 | ’26년 10월 수상자(이정은 교수)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