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정상 조직에서는 ‘꺼지게’ 하고 종양 주변에서는 다시 작동시키는 항체 설계 원리 제시 – 신소재공학과 권인찬 교수팀, 항체의 암 표적 단백질 결합 기능을 필요할 때 회복시키는 새로운 설계법 제시… 표적 부위 가리는 ‘마스크’의 결합력 정밀 조절 – 암 표적 단백질 ‘허투(HER2)’ 표적 항체에 적용해 단백질분해효소 작용 전 결합 약 125배 낮추고, 작용 후 원래 항체 수준으로 회복… 국제학술지《Journal of Biological Engineering》게재 ▲ (왼쪽부터) GIST 신소재공학과 권인찬 교수, 안효민 석사, 김남영 석박사통합과 정생 광주과학기술원(GIST·지스트, 총장 임기철)은 신소재공학과 권인찬 교수 연구팀이 암 표적 단백질 ‘허투(HER2)’에 대한 항체의 결합 기능을 필요할 때만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항체의 표적 결합 부위를 가리는 작은 항체 단백질의 결합력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새로운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항체의 표적 결합 부위를 가리는 작은 항체 단백질을 ‘마스크’로 활용해 평소에는 표적과의 결합을 충분히 막으면서도 종양 주변의 단백질분해효소가 연결 부위를 자르면 마스크가 떨어져 항체의 결합 기능이 다시 작동하도록 하는 조건을 찾아냈다.
특히 종양 주변에서 활성이 높아지는 단백질분해효소 ‘엠엠피 나인(MMP-9)’을 이용 한 실험에서, 최적화된 마스크를 적용한 항체 조각의 허투 결합을 MMP-9이 작용 하기 전에는 약 125배 낮추고, 작용한 뒤에는 원래 항체 조각과 약 3배 이내의 차 이를 보이는 수준까지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
항체는 몸속에서 특정 물질을 찾아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단백질로,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암세포에 많이 나타나는 특정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암 치료에도 활용된 다.
그러나 대표적인 암 치료 표적 가운데 하나인 ‘허투’는 유방암과 위암 등 여러 암에 서 많이 나타나는 동시에 정상 조직에도 존재한다. 특히 심장근육세포에도 허투가 존재해 허투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 치료에서는 심장 독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암 조직에서는 표적을 공격하면서 정상 조직에서는 불필요하게 작동하지 않도록 항체의 활성을 조절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연구되고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활성화 항체(activatable antibody)’ 다. 항체가 평소에는 표적에 결합하지 못하도록 표적 결합 부위를 ‘마스크’로 가려 두었다가, 종양 주변에서 특정 자극을 받으면 마스크가 떨어져 항체가 다시 작동하 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하지만 마스크가 항체에 너무 강하게 붙어 있으면 단백질분해효소가 연결 부위를 잘라도 떨어지지 않을 수 있고, 반대로 너무 약하게 붙어 있으면 단백질분해효소가 작용하기 전부터 떨어져 항체의 결합을 충분히 막지 못한다.
결국 ‘평소에는 잘 가리고, 필요한 순간에는 쉽게 떨어지는’ 적정한 결합력을 찾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팀은 이 균형점을 찾기 위해 항체와 마스크가 맞닿아 있는 3차원 구조를 분석 하고, 마스크가 항체에 단단히 붙는 데 중요한 두 아미노산 위치 Y61과 W104를 Y61은 마스크 단백질의 61번째 위치에 있는 티로신(Tyrosine, Y), W104는 104번째 위치에 있는 트립토판(Tryptophan, W)을 의미한다. 두 아미노산은 항체와 마스크가 맞닿는 부위에서 여러 상호작용을 형성해 마스크의 결합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한 연구팀은 두 위치의 아미노산을 하나씩 바꾸거나 동시에 바꾸면서 마스크가 항체 에 붙는 힘을 조절했다.
그 결과 두 위치를 모두 바꾸면 마스크가 너무 약해져 항체의 결합을 제대로 막지 못했지만, 한 곳만 바꾸면 평소에는 항체의 결합을 충분히 차단하면서도 단백질분 해효소가 연결 부위를 자른 뒤에는 마스크가 떨어져 항체의 결합 기능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두 위치 가운데 항체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 W104에 주목 해 결합력을 더욱 세밀하게 조절했다. ▲ MMP-9에 의해 활성화되는 ‘허투(HER2)’ 표적 항체의 설계 개념과 작동 원리.
항체가 ‘허투’와 결합하는 부위를 작은 항체 단백질인 ‘마스크’로 가려 두었다가, 종 양 주변에서 활성이 높아지는 단백질분해효소 MMP-9이 항체와 마스크 사이의 연 결 부위를 자르면 마스크가 떨어져 ‘허투’ 결합 기능이 회복되는 과정을 나타낸 모 식도이다.
W104를 다른 아미노산으로 바꿔가며 비교한 결과, 트립토판의 결합 특성을 일부 유지하면서도 결합력을 적절히 낮춘 페닐알라닌(F, phenylalanine) 변이체 ‘W104F’ 가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W104F는 단백질분해효소가 작용하기 전에는 항체 조각의 허투 결합을 강하게 차 단하면서도, 연결 부위가 잘린 뒤에는 허투 결합 기능을 거의 완전히 회복했다. 연 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W104F를 최적의 마스크로 선정했다.
연구팀은 이어 실제 종양 주변 환경에서 활성이 높아지는 단백질분해효소 MMP-9 을 이용해 W104F 마스크의 성능을 검증했다. MMP-9이 연결 부위를 자르도록 설계한 결과, MMP-9을 처리하지 않았을 때에는 항체 조각의 ‘허투’ 결합이 원래 항체 조각보다 약 125배 낮아 강하게 차단됐다.
반면 MMP-9을 처리한 뒤에는 마스크가 떨어지면서 허투 결합 기능이 크게 회복됐 으며, 원래 항체 조각과 약 3배 이내의 차이를 보였다. 또 다른 결합 분석에서도 MMP-9 처리 후 W104F 항체 조각에서 허투 결합이 확인됐다.
▲ W104F 마스크를 적용한 활성화 항체의 MMP-9 처리 전후 결합 기능 변화. MMP-9을 처리하기 전에는 마스크가 항체의 ‘허투(HER2)’ 결합을 강하게 막아 마스 크를 붙이지 않았을 때보다 결합이 약 125배 낮았다. 반면 MMP-9 처리 후에는 마 스크가 떨어지면서 ‘허투’ 결합 기능이 크게 회복돼, 마스크를 붙이지 않았을 때와 의 차이가 약 3배 이내로 줄었다.
이러한 효과는 ‘허투’ 양성 유방암 세포에서도 확인됐다. 연구팀이 허투가 많이 나타나는 유방암 세포(BT-474)에 W104F 항체 조각을 적용한 결과, MMP-9을 처리하지 않았을 때에는 세포에 대한 결합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 반면 MMP-9을 처리한 뒤에는 세포에 결합하는 신호가 약 2배 증가했으며, 원래 항체 조각과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됐다. 반면 마스크의 결합력을 조절하지 않은 대 조군에서는 MMP-9 처리에 따른 뚜렷한 결합 회복이 나타나지 않았다.
신소재공학과 권인찬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항체의 표적 결합 부위를 무조건 강하게 가리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는 항체가 표적과 결합하지 못하도록 막으면서도 단백 질분해효소가 연결 부위를 자르면 마스크가 쉽게 떨어질 수 있도록 결합력을 정 밀하게 조절하는 새로운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완전한 형태의 항체로 기술을 확장해 종양 선택성과 치료 효과를 검증 하고, 종양에서는 항체가 작동하고 정상 조직에서는 불필요한 결합을 줄일 수 있도 록 하는 기술로 발전시키고자 한다”며 “나아가 항체-약물 접합체(ADC)와 이중항체 등 다양한 항체치료제에 적용해 치료 안전성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GIST 신소재공학과 권인찬 교수가 지도하고 안효민 석사가 제1저자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학기술경영촉진지원사업 IP스타과학자 지원형 ▴ GIST IGNITE 이노코어(InnoCORE) 연구단(과제번호 GKH1290)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생물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Biological Engineering》에 2026년 8월 5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한편 GIST는 이번 연구 성과의 기술사업화 및 산업적 활용에 관심 있는 기업·기관 의 문의를 창업혁신진흥원 기술사업화센터(hgmoon@gist.ac.kr)를 통해 받고 있다고 밝혔다.
논문 정보 ○ 논문명, 저자 정보 – 저널명: Journal of Biological Engineering (JCR 생화학 연구방법 분야 상위 10% 이내) – 논문명: Affinity-tuned anti-idiotypic masking enables protease-activatable HER2-targeting antibodies with an optimized masked–unmasked dynamic range – 저자 정보: 안효민(제1저자, GIST 신소재공학과 석사), 김남영(공저자, GIST 신소재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생), 권인찬(교신저자, GIST 신소재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