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InnoCORE, 빛의 회전 방향 구별하고 기억하는 복합 고분자 소재 개발… 복제 어려운 ‘전기 지문’ 구현 – GIST 이은지 교수팀-KAIST 송영민 교수팀, 빛을 구별하는 나선형 고분자와 정보를 기억하는 강 유전 고분자 결합… 소자마다 다른 256자리 고유 정보 생성 – 소자마다 고유한 ‘보안 열쇠’ 생성… 광학 보안·하드웨어 인증 활용 기대 – 국제학술지《Small》게재 ▲ (왼쪽부터) 지스트-이노코어(GIST-InnoCORE) 연구단 이은지 단장(신소재공학과 교 수), 지정민 박사 광주과학기술원(GIST·지스트, 총장 임기철)은 지스트-이노코어(GIST-InnoCORE) 연구 단 이은지 단장(신소재공학과 교수)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송 영민 멘토 교수 연구팀이 빛의 회전 방향을 구별하고 그 정보를 전기적 상태로 기 억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고분자 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빛에는 왼쪽으로 회전하는 빛과 오른쪽으로 회전하는 빛이 있다. 연구팀은 이처럼 서로 다른 방향으로 회전하는 빛을 구별하는 동시에, 빛이 사라진 뒤에도 그 정보 를 전기적 상태로 남길 수 있는 소재를 개발했다.
개발한 소재를 이용한 소자에서는 소자의 전기적 특성에서 얻은 고유한 ‘전기 지 문’, 즉 소자마다 서로 다른 256자리 정보를 생성할 수 있었다. 제작 과정에서 생기 는 미세한 차이를 이용한 방식으로, 향후 광학 보안과 하드웨어 인증 기술에 활용 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빛은 전기장과 자기장이 진동하며 진행하는데, 전기장이 일정한 방향으로 회전하면 서 진행하는 빛도 있다. 이를 ‘원편광(Circularly Polarized Light, CPL)’이라고 한다.
원편광은 전기장의 회전 방향에 따라 좌원편광과 우원편광으로 나뉜다. 이처럼 서 로 다른 빛의 회전 방향을 구별할 수 있다면, 각각을 서로 다른 정보 신호로 활용 할 수 있어 광통신과 정보처리, 보안 기술 등에 응용할 수 있다.
문제는 빛을 구별하는 것과 그 결과를 기억하는 것은 별개의 기능이라는 데 있다. 기존의 광학 소재는 빛을 비추는 동안에는 좌·우 원편광을 구별할 수 있지만, 빛이 사라지면 그 차이를 그대로 남겨두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빛의 회전 방향을 구별하는 기능’과 ‘그 결과를 전기적으로 기억하는 기능’을 하나의 소재에 결합했다. 핵심은 나선형 고분자와 전기적 상태를 기억할 수 있는 ‘강유전 고분자’를 결합하는 것이다. 나선형 고분자는 좌·우 원편광을 구별하고, 강유전 고분자는 외부 전기장이 사라진 뒤에도 전기적 상태를 유지하는 특성을 이용해 그 정보를 남긴다.
연구팀은 두 고분자를 단순히 섞지 않고, 각각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결합할 수 있 도록 나노 수준의 구조를 설계했다. 먼저 고분자가 스스로 규칙적인 구조를 만드는 성질을 이용해, 서로 반대 방향으로 꼬인 두 종류의 나선형 고분자 나노와이어*(P형·M형)를 만들었다. 분자 구조를 달리 해 고분자가 꼬이는 방향을 각각 다르게 조절한 것이다.
나노와이어는 빛에 반응하는 고분자 P3HT와 이를 바깥에서 감싸는 PMMA가 연결 된 구조다. P3HT는 나선 구조를 이루면서 좌·우 원편광에 서로 다르게 반응하고, PMMA는 이후 결합하는 강유전 고분자와의 상호작용을 돕는 역할을 한다.
투과전자현미경(TEM)으로 관찰한 결과, P형과 M형 나노와이어가 서로 반대 방향의 나선 구조를 형성했으며, 분광 분석에서도 나선 방향에 따라 빛에 반응하는 특성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 나노와이어(nanowire): 나노미터 크기의 매우 가느다란 선 모양 구조체이다. 이어 연구팀은 P형과 M형 나노와이어를 강유전 고분자와 결합해 하이브리드 필름 을 제작했다.
필름 내부를 투과전자현미경(TEM)으로 관찰한 결과, 강유전 고분자와 결합한 뒤에 도 나노와이어의 나선 구조가 유지됐다. ▲ ‘P-나선형’과 ‘M-나선형’ 고분자 나노와이어의 구조와 카이랄 광학 특성. 투과전 자현미경(TEM) 관찰을 통해 두 나노와이어가 서로 반대 방향의 나선 구조를 보여 준다. 분광 분석에서도 서로 반대되는 ‘카이랄(chiral)’ 광학 신호를 나타냈다.
전기적 특성을 측정한 결과에서도 외부 전기장이 사라진 뒤에도 전기적 상태가 남 는 강유전 특성이 유지됐다. 즉, 나선형 고분자가 가진 원편광에 대한 선택적 반응 을 전기적 정보로 기록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든 하이브리드 고분자 소재를 실제 소자에 적용해, 원편광의 회 전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전기적 상태가 기록되는지 검증했다. ▲ 하이브리드 필름의 3차원 구조와 강유전 특성. 투과전자현미경(TEM)을 이용한 3 차원 분석을 통해 나선형 나노와이어가 강유전 고분자 내부에 분포하면서 구조를 유지하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분극-전압(P-V) 측정 결과, 하이브리드 필름에서도 강유전 특성과 ‘잔류분극’이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소자에 좌·우 원편광을 각각 비추면서 전기적 특성을 측정한 결과, 빛의 회전 방향 에 따라 ‘잔류분극*’의 크기가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즉, 어떤 방향으로 회전하는 빛을 받았는지에 따라 서로 다른 전기적 상태가 소자에 기록됐다.
특히 나선 방향이 서로 반대인 P형과 M형 소자에서는 좌·우 원편광에 대한 전기적 반응도 서로 반대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나선형 고분자의 구조를 이용해 원편광의 회전 방향을 구별하고, 이를 전기적 신호로 변환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 잔류분극(remanent polarization): 외부에서 가한 전기장이 사라진 뒤에도 소재 내부에 남아 있 는 전기적 상태이다. 나아가 연구팀은 소자 내부의 여러 위치에서 측정한 전기적 상태를 0과 1로 변환 해, 소자마다 고유한 256자리의 ‘전기 지문’을 생성하는 ‘물리적 복제방지기능(PUF)*’ 을 구현했다.
▲ 원편광 정보를 이용한 256자리 ‘전기 지문’ 생성 및 판별. 좌·우 원편광에 따른 ‘P-나선형’과 ‘M-나선형’ 소자의 전기적 반응을 0과 1로 변환해 생성한 256자리 ‘전 기 지문’과 소자 간 비교 결과를 보여준다. 서로 다른 소자에서는 서로 다른 전기 지문이 나타난 반면, 같은 소자는 반복 측정해도 유사한 전기 지문이 나타나 소자 간 고유성과 소자 내 재현성을 확인했다.
서로 다른 소자의 전기 지문을 비교한 결과, 256자리 가운데 평균 약 40%가 서로 다르게 나타났으며, 반면 같은 소자를 반복해서 측정했을 때는 유사한 전기 지문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작 과정에서 생기는 소자마다의 미세한 차이가 서로 다른 고유 정보로 나 타나면서도, 같은 소자에서는 반복적으로 확인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 소자마다
서로 다른 고유한 보안정보를 생성하고 이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PUF의 특성을 구현한 것이다. * 물리적 복제방지기능(Physical Unclonable Function, PUF): 소재나 소자의 제작 과정에서 자연스 럽게 발생하는 미세한 차이를 이용해 소자마다 고유하고 복제하기 어려운 보안정보를 생성하는 기술.
지스트-이노코어 연구단 이은지 단장은 “이번 연구는 빛의 회전 방향을 구별하는 기능과 그 정보를 전기적 상태로 기억하는 기능을 하나의 하이브리드 고분자 소재 에 구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광학 보안과 하드웨어 인증을 위한 새로운 기능성 소재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정민 박사는 “이번 연구는 지스트-이노코어 연구단의 공동연구 협력 체계 (Co-Lab)를 통해 카이랄 고분자의 자기조립·소재 설계 기술과 광학·광전자 소자 기 술을 결합한 융합연구 성과”라며 “특히 소재 수준에서 나타나는 빛에 대한 선택적 반응을 실제 소자의 전기적 기능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지스트-이노코어 연구단 이은지 단장(신소재공학과 교수)과 KAIST 전기및전자공학 부 송영민 교수가 지도하고 지스트-이노코어 펠로우 지정민 박사가 제1저자로 수행 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및 한-중 공동연 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그랜드챌린지(GC) 프로그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스트-이노코어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스몰(Small)》에 2026년 8월 18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한편 GIST는 이번 연구 성과의 기술사업화 및 산업적 활용에 관심 있는 기업·기관 의 문의를 창업혁신진흥원 기술사업화센터(hgmoon@gist.ac.kr)를 통해 받고 있다고 밝혔다.
논문 정보
1. 논문명, 저자정보 – 저널명 : Small (IF: 11.8, 2025년 기준) – 논문명 : Crystallization-Driven Helical Conjugated Polymer Nanowires for Circularly Polarized Light-Addressable Ferroelectric Physical Unclonable Functions – 저자 정보 : 지정민(공동제1저자, GIST 신소재공학과 박사, 지스트-뇌질환 조기진 단을 위한 AI + 나노융합 이노코어 연구단), 박민주(공동제1저자, GIST 신소재공학과 석사), 윤준연(공저자, GIST 신소재공학과 박사과 정생), 황준호(공저자, GIST 신소재공학과 박사, 지스트-이노코어 연 구단), 김민석(공저자, 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박사), 조지영(공 저자, G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송영민(공동교신저자,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지스트-이노코어 연구단), 이은지(공동교신저자, G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화학과, 지스트-이노코어 연구단)